왜 루미나인가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센서로 하나만 고르자면 단연코 라이다(LiDAR)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연구개발로 라이다를 사용하고 있으며, 기본 단가도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같은 다른 센서들보다 비싸기 때문에 그 시장 규모도 훨씬 크다. 라이다 시장을 보면 현재 제일 큰 부분이 지형 측정용이며, 자율주행 자동차 부분은 그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이 매년 연평균 114% 성장하여, 2025년에는 18억 8000만 달러로 전체 라이다 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미나의 라이다는 경쟁사인 벨로다인에 비해 그 특성상 양산성이 크며, 당장 내년부터 양산 적용 예정이니만큼 흑자 전환을 빨리 이룰 것으로 기대되며 라이다 시장의 성장성에 편승하여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다만, 내가 루미나를 구입한 시점은 20년 12월 28일이었고 지금 와서 보면 그 시점은 좋지 않았다. 그때는 스팩주들이 전체적으로 인기가 좋을 때였다. 다소 비싼 가격이라고도 생각은 들었지만 막상 이 흐름이 꺾이기 전까지는 시장의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했었다. 그 이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조정이 있었고, 대부분의 스펙 주가 그러하듯 루미나의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지금 와서 보면 거의 꼭대기에서 물렸다는 생각도 들고 수익률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자율주행 업계에 대한 최근 몇년간의 흐름과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보면서 이 시장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루미나는 그 안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
라이다(LiDAR)란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어이고 레이저를 쏜 다음 어떤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반사판을 측정하여 해당 물체까지의 거리, 속도 및 방향을 판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전자파를 이용하는 레이더(RADAR)와 동일한 원리이므로 레이저 레이다라고도 불린다.
레이더는 전통적으로 항공, 어업, 군용 등 넓은 범위에 걸쳐 사용되고 있었고, 라이다는 자율주행 자동차오 함께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다. 레이더에 비해 라이다가 갖는 장점은 사물의 구체적인 형태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복잡한 환경에서 보다 디테일한 주변 환경을 알기 위해서는 물체의 개략적인 위치와 거리를 넘어 상세 형태를 알 필요가 있어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빠져서는 안 될 센서로 꼽히고 있다.
루미나는 어떤 회사
루미나 테크놀로지(Luminar Technologies)는 업계의 엄격한 성능·안전·경제적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유일한 라이다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함으로써 안전하고 보편적으로 자율성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진 자율주행차 센서·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오스틴 러셀이 17세 나이로 2012년 창업하였고, 2016년 광원업체 오픈 포토닉스(Open Photonics)와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기술을 가진 블랙 포리스트 엔지니어링(Black Forest Engineering)을 인수했으며, 2020년 12월 스펙(SPAC)과 합병으로 상장해 시가총액 10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됐다.
루미나는 글로벌 10대 자동차 업체 중 8개사를 포함해 50개 이상의 업계 파트너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루미나는 지난해 볼보자동차와 업계 최초의 자율주행 소비자용 차량 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최근에는 다임러 트럭 AG, 인텔의 모빌아이와도 계약을 맺었다. 루미나는 세계 최대 상용차 업체인 다임러트럭 AG와 자동차 안전 글로벌 선도기업 볼보카로부터도 소수민족 투자를 받아 고속도로 속도의 자율주행 트럭과 자동차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2년 창단한 루미나는 팔로 알토, 올랜도, 콜로라도 스프링스, 디트로이트, 뮌헨에 사무실을 두고 400명에 가까운 팀이다.
벨로 다인의 주력 분야가 스마트시티, 드론 등의 분야인데 반해 루미나는 당분간 차량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총매출의 90%를 이 시장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50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으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으며, 2022년 볼보의 차량에 최초 양산 적용 예정이다.
벨로다인 vs 루미나
자율주행 자동차에 사용되는 라이다 업체로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이 벨로다인과 루미나이다. 초기에는 라이다 하면 무조건 벨로다인이었다. 라이다 하면 보통 우리들이 기억하는 모습은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장착되었던 원통형 모양이고, 그 외 학교나 기업에서 라이다를 이용한 개발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이 벨로다인의 제품을 사용하였다.
실제 라이다 기술 자체만 놓고 보면 벨로다인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원통형 방식을 선호하다 보니 외관상 미관을 해칠 수 있는 디자인이기에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는 다소 저평가를 받고 있다.
루미나는 360도 전 방향이 아닌 120도의 시야각을 갖는 라이다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상대적으로 벨로다인보다는 양산이라는 목적에 더 부합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만약 360도 전 방향을 감지하고 싶다면 3개의 센서를 사용하면 된다.
기본적인 스펙은 아래와 같다. 120도 시야각을 가지며, 도로와 주행 가능 공간은 80m, 차선은 150m, 물체와 차량은 250m까지 인식이 가능하다. 1cm 범위의 정밀도를 가지며, 카메라와 같은 해상도를 지닌다.
보통의 다른 라이다 업체들은 905nm대의 레이저 파장을 사용하지만, 루미나는 인식 거리를 늘리기 위하여 더 높은 영역인 1550nm 대의 파장을 사용한다. 905nm의 파장은 인간의 시야에 매우 가깝기 때문에 인간에 유해할 수 있고 파장이 높을수록 수분에 영향을 받는 등 신호처리가 쉽지 않으나 루미나는 이러한 단점을 소프트에어나 다른 방법을 통해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루미나의 주가 흐름
루미나는 2020년 12월 스펙 상장 후 최고가 41.8달러를 기록 후 최저가 16.43달러를 찍고 현재는 23.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스펙 상장 자체가 워낙 인기를 끌면서 많은 회사들이 스펙 상장을 하였고, 루미나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의 주가가 초기에 높은 가격대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시국에서 더욱더 크게 시행된 미국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의문(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과 더불어 금리 인상에 대한 예측이 나오면서 그 인기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였다. 주로 성장주들이 포진해 있는 스펙주들이 폭락하기 시작하였고, 대부분 반토막 이상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루미나도 예외는 아니나 그래도 다른 스펙주들 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다른 업체들과의 협업설(중국 SAIC 및 에어버스) 및 테슬라의 테스트용 차량에 루미나의 센서가 발견되었다는 등 긍정적인 뉴스들이 들리면서 중간중간 반등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초기 상장한 성장주들의 특성상 외부 요인들에 크게 휘둘릴 확률이 크나, 루미나는 이에 버틸 체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상장을 통해 약 5억 달러 정도의 현금을 확보하였고, 이는 비슷한 시기 상장한 타 업체들에 비해 약 3억 달러 정도 많다. 또한 2022년부터는 볼보의 양산 차량에 제품이 납품되어 실질적인 수익 발생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의 시가총액이 21년 예상 매출 기준 벨로다인이 약 30배인 것에 비해, 루미나는 40배가 넘는다. 이는 최근 친환경과 더불어 뜨거운 관심을 가졌던 수소차 관련 기업들과 비교해도 높은 가격이다. 단순히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현재의 루미나의 적정 가격을 규정할 순 없으나 현재 차량용 라이다 시장에서 루미나의 높은 잠재력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Luminar Studio Day
미국 현지시간으로 2021년 6월 15일 루미나의 설립자 겸 CEO인 오스틴 러셀이 함께하는 스튜디오 데이 행사가 있다. 라이브 웹 캐스트를 진행되며 승용차, 트럭, 로봇 택시 전반에 걸친 고성능 자율주행 인식 솔루션인 Iris의 비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022년 볼보의 양산 차량에 적용 예정인 Iris인 만큼 미리 그 성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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